금요일 저녁, 한시간 남짓의  작업으로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.


얼마전 회사에서 사용해보고 타격감과 모게감이 괜찮아서 구입한 SteelSeries의 6GV2 키보드.

이렇게 생겼습니다.  멋있죠?

게이머용 기계식 키보드를 지향하기 때문에 꽤 느낌이 좋습니다. 





별 생각없이 구매했는데, 아뿔사! 생각지도 못한 불편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.


첫째, 백슬래시 키가 왼쪽 쉬프트키 옆에 있습니다. 이 키는 원래 ']'키 와 엔터키 사이에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.

둘째, 위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왼쪽 Ctrl키와 Alt키 사이에 스틸시리즈의 로고가 그려진 키가 보입니다. 이 키는 기능 키입니다. 이 키를 F1부터 F6키와 함께 누르면 볼륨 조정 및 미디어 플레이어 재생목록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. 


첫번째 문제점은 사실 하드웨어적인 문제라 사용자가 변경할 수 없는 문제죠. 그나마 아주 자주 사용하는 키도 아니고 해서  그냥 적응하기로 했습니다.(OSCON 2013에 참석했을 때 어떤 발표자는 직접 자신만의 키보드를 만들었더군요.)


그런데 두번째 문제점은 정말 적응하기 어려운 겁니다. 분명 저 키는 윈도우 키여야 하는데 말입니다.

그래서 제조사 홈페이지를 검색했는데, 하드코딩되어 있는 까닭에 키 매핑을 변경할 수 없다고 하네요. ㅠㅠ

게이머들은 저 키를 윈도우 키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, 이 키를 기능키로 만드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.

어쩄든 적응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조그마한 납땜으로 변경할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.

그래서 일단 키보드의 나사를 조심스럽게 풀고, 내부 PCB 기판을 살펴보았습니다.



다행히 회로를 살펴보니 단순하네요.

제가 하려는 작업은 빨간 네모 사이에 있는 스위치 접점을 회로에서 분리시킨 후, 양 단자를 윈도 키의 접점으로 연결하려는 것입니다.


먼저 기능키가 동작하지 않도록 스위치 접점을 다른 회로와 분리시켰습니다.

칼로 조심스럽게 긁어내듯이 파냅니다. 초록색 커버가 벗겨진 후 동판이 나오는데, 이 동판을 확실하게 끊어줍니다. 이떄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. 실수로 회로의 다른 부분을 건드리면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.


회로 끊기회로 끊기


자.. 드디어 기능 키의 스위치 단자를 나머지 회로와 분리했습니다.

이제 이 키를 누르면 마치 윈도우 키가 눌러진 것처럼 회로를 연결합시다.

윈도 키의 스위치 단자를 찾아서 이 두 단자로 각각 연결해 줍니다.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극성이 없기 때문에 그냥 연결해 주면 됩니다만, 저는 위치를 맞추었습니다. 사실 선 색상도 각각 다른 색 전선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, 가지고 있는 색상 전선이 없는 관계로 그냥 한 색상으로 납땜했습니다.


스위치 단자 서로 연결하기.스위치 단자 서로 연결하기.



자 이제 끝났습니다.

다시 조심스럽게 키보드를 역순으로 조립하고, 컴퓨터에 연결한 후 기능 키를 눌러 봅니다.


오!!!!! 잘 동작합니다. :) 대 만족!


이로써 간단한 납땜으로 원하는 키보드를 얻었습니다. :)


기본적인 초등학생 실과 수준의 전기회로 지식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. 

여러분도 주위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찾아 보세요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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